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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횡설수설

[도서] 나이 들수록 왜 시간은 빨리 흐르는가

by fermi 2005. 9. 20.


http://www.ypbook.com/search.cgi?isbn=8990048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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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실제 나이 들면 생체 시계가 느리게 간다.

생체 시계를 통제하는 시상하부 교차상핵(SCN)이 잘 작동을 못해,점심 먹은 것 같은데 벌써 이부자리를 펴며 '이놈의 시간…' 하며 혀를 쯧쯧 차는 경우 가 생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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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세상] 나이 들수록 왜 시간은 빨리 흐르는가 / 드라이스마

[부산일보 2005-09-12 12:12]  



"기억은 (자기)마음 내키는 곳에 드러눕는 개와 같다.
" 책을 펼치 니 맨 먼저 나오는 구절이다.

하기야 꼭 기억해야 하는 것은 잘 잊고,정말 잊고 싶은데 잠자리에서 밀물처럼 밀려오는 것이 기억 이다.

말 잘 듣지 않는 개 같은 기억! '나이 들수록 왜 시간은 빨 리 흐르는가'(에코리브르/김승욱 옮김/1만6천500원)는 기억에 관 한 책이다.

심리학 철학 생물학 신경학 문학 등 다양한 지식들이 '기억의 개' 가 뛰노는 모습을 들여다보고 있다.

그러나 너무 개 취급을 하지 말지니,뛰노는 모습이 상당히 타당하고 볼수록 재미있다.

네덜란 드 그로닝겐 대학 다우베 드라이스마 교수가 지은 것으로 베스트 셀러였고,여러 상을 받았다.

왜 나이 들수록 시간이 빨리 흐를까? 중년 이후 시간의 표식이 줄 어든다.

그것은 20대에 가장 많이 집중돼 있는데,나이 들수록 예 컨대 "내가 잘 나갔을 때","내가 당신을 처음 만났을 때" 같은 시 간의 표식이 없어진다.

그래서 중년에 들어 기억 속에 빈틈이 숭 숭 뚫리니 시간이 쏜살 날아가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그리고 실제 나이 들면 생체 시계가 느리게 간다.

생체 시계를 통제하는 시상하부 교차상핵(SCN)이 잘 작동을 못해,점심 먹은 것 같은데 벌써 이부자리를 펴며 '이놈의 시간…' 하며 혀를 쯧쯧 차는 경우 가 생기는 것이다.

책에 '뎀야뉴크 사례'라는 것이 나온다.

뎀야뉴크는 1951년부터 미국에 살았다.

그는 2차대전 때 독일의 강제수용소에서 유대인을 처참하게 학살한 폭군 이반으로 지목돼 이스라엘로 추방됐고 사 형선고까지 받았다.

생존 유대인들이 그렇게 증언했던 것이다.

그 러나 증언이 잘못됐다.

왜 이런 일이 생길까. 생존 유대인의 기억 마저 강제수용소에 유폐되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살기 위해서 "아 무것도 보아선 안된다.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

"라는 다짐으로 이미 강제수용소에서 기억을 스스로 파괴했던 것이다.

뎀야뉴크는 지금 미국에서 살고 있다.

'왜 최초의 기억은 2~4살(혹은 6살) 사이의 어떤 섬광 같은 기억 일까','즐거운 것은 간혹 잊어도,수치는 왜 평생을 잊히지 않을까 ','전생에 본 것처럼 어디서 봤다는 데자뷰 현상은 왜 일어날까', '냄새와 기억은 어떻게 연결되어 있나' 등. 책에는 17장에 걸쳐 재미있는 얘기들이 많은데 그게 기억,시간,그리고 삶의 비밀까지 일러주는 듯 하다.

'내 눈앞으로 인생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는 걸 봤다.

'는 장이 있 다.

1871년 젊은 지질학자 하임은 등산을 갔다가 절벽에서 떨어졌 다.

살았다.

떨어지는 짧은 순간 자신의 인생이 파노라마처럼 지 나갔는데 그는 '모든 것이 슬픔도,근심도,고통도 없이 아름다웠다 . 절대적인 무(無)를 경험했다'고 한다.

생의 마지막 순간은 완전 할 수 있다는 암시 같기도 하다.

영화 '밀리언달러 호텔'의 마지 막 부분에서 투신 중인 화자가 호텔 각층의 모습을 통해 사람의 인생을 꿰면서 그 순간에 "사는 것은 완전하다"는 깨달음에 이르 는 것과 엇비슷하다.

책은 묻는다.

"사람은 죽기 전에 무엇을 느 끼는가?" 시간이 정지한 절대적인 무? 절대적 기억이란 게 있다.

모든 걸 다 기억하는 것이다.

보르헤스 가 작품화한 '푸네스'와 실제 인물인 러시아의 셰라셰프스키는 기 억에 아예 한계가 없었다.

셰라셰프스키는 몇 년이 지나도 매우 복잡한 수식도 기억해 냈고,몇 페이지의 관련없는 단어들을 줄줄 외워댔다.

그는 절대적인 기억을 구사하는 기억의 예술가였다.

그 러나 논리적이고 추상적인 추론은 할 수 없었다.

구체적인 것이 없으면 그는 곤란에 처했는데 '무(無)'라는 개념은 감당할 수 없 었다.

셰라셰프스키의 정신은 정신병의 경계에 있었다고 한다.

보 르헤스의 작중 인물 '푸네스'는 모든 게 기억 속으로 파고드는 것 을 견디지 못해 21살에 죽었다.

망각도 약이다! 그렇다면 인간 기억의 흐릿함이 추상으로 이끄는,추상의 전제 조 건일 것인가. '사람이란 동물과 초인 사이에 걸린 하나의 줄이다.

'라는 니체의 말을 구부려 '사람이란 기억과 망각 사이에 걸린 하 나의 줄이다.

'라고 할 수 있을까? 최학림기자 theos@busanilbo.co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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